動かすの


픽크루 #팬케이크_냠냠이

오늘 일어나 선배랑 나란히 세면대 앞에 서서 같이 아침 준비를 하다 문득 느낀 점
잘 생각해보면 선배랑 저는 반대되는 부분이 많아요
단순하게는 머리카락 색(하양색 검정색)이라던가... 상징색(초록색 보라색)이라던가 눈 색(보라색 갈색) 같은 게 있겠고 선배는 요리를 잘 하지만 전 심각하게 못한다는 점도 선배는 알아주는 주언사 가문의 도련님이지만 저는 비술사 출신이라는 것도
하나하나 꼽아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많아서 살짝 놀랐어요
좀 더 깊게 생각해보면...
선배의 말은 (생물이 들었을 때 한정이지만)전부 현실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함부로 남을 저주하지 않기 위해서 말을 아낄 수밖에 없지만
저는 허상에 가까운 이상론, 낭만적이고 비현실적인 얘기들을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점도 완전 대조적이죠

キスデー 최수종 님

선배랑 하는 키스는 먼저 하자고 제안하는(조르는 쪽에 가깝긴 하지만...) 쪽도 먼저 입술을 포개는 쪽도 둘 다 저인데 정신 차려보면 어느새 주도권을 빼앗기곤 해요
분명 첫 키스땐 우물쭈물거리다 허리에 팔을 감으시는 게 전부였는데...
괘씸해
그래도 좋아해

어제 선배한테 로맨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태 했던 모든 키스들을 부정당했어요
선배는 그때 본인이 숫기 없는 바보 같은 모습을 보여준 게 부끄러워서(그게 귀여운 건데...) 그걸 부정하고 싶으셨던 것 같은데 저 혼자 '로맨틱하지 않아'에 꽂혀선 분에 받쳐 바들바들... 낭만에 죽고 낭만에 사는 제게 로맨틱하지 않았단 말이 주는 타격은 꽤 심했거든요
그래서 온종일 꽃다발이라도 사들고 가야 하나... 같은 고민을 하다가 고전 학사 뒤편을 지날 때쯤 볕이 잘 드는 곳에 피어있는 토끼풀과 세 잎 클로버를 보고선 바로 그 자리에서 멈칫
아 이거다! 싶었거든요
적당히 예쁜 걸 두 송이 골라 하나는 제 왼손 약지에 감아 묶고 남은 한 송이는 손에 쥔 채로 선배를 찾아 고전을 이리저리 누볐어요 선배 앞에선 가는 길에 우연찮게 마주친 척했지만 2학년 교실, 기숙사... 안 둘러본 곳이 없었던지라 거칠어진 호흡을 가다듬는 데에 제법 애를 먹었던 것 같아요
아무튼... 준비했던 대로!
왼손 약지에 예쁘게 감아 묶어주었답니다 ^_^

픽크루 #주워가

-그... 무엇의? 훈련인가요?
저도 잘 모르겠네요……


픽크루 #팔떨어지겠다

왼쪽은 선배가 1학년일 적의 제 모습...
그러니까 고전에 정식으로 입학하기 전의 저예요
둘 다 이누마키 선배한텐 소중한 직속 후배야……

@@ 이참에 다들 바이오 풀이 좀 해주세요

풀이할 것도 없지만...
'말로 전할 수 없어서 더욱 특별한 감정'
에서 이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당연히 선배예요
보통 감정은 대부분 언어의 형태로 전달되잖아요? 그렇지만 선배는 평생 제게 사랑한단 말을 전해줄 수가 없어요(어떤 경우로든 제가 선배의 목소리를 더 이상 듣지 못하게 되지 않는 이상)
쉽게 해석 불가능한 선배만의 언어로 전달하는 게 전부죠
때문에 제가 막 선배의 언어를 알아듣기 위해 애쓰기 시작했을 쯤엔 언어 자체보단 선배의 말투나 표정, 사소한 몸짓 같은 것에 집중해서 선배가 하고픈 말이 무엇인지 해석했는데요
그러다 문득 느낀 거예요
선배의 감정은 결코 가볍고 쉽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더 소중하고 무겁겠구나
전 여태 너무나도 가볍게 많은 것들을 좋아했고, 또 너무나도 간단하게 많은 것들을 싫어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제게 전달되는 선배의 모든 감정을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고…
언젠간 선배에게서 사랑이란 감정을 전달받을 수 있도록 반년 정도를 고군분투했기 때문에 우리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문장이 있다면 바로 이거겠구나 싶었어요


픽크루 #차곡차곡

요즈음 제일 궁금한 건...
선배의 음악 취향
저는 밴드 사운드가 강한 노래들을 좋아해요(답지 않겠지만)
누구나 한 번쯤 동경해보지 않나요? 도쿄의 밴드 걸... 비록 저는 그냥 도쿄 도립 주술 고등전문학교 재학 중인 4급 주술사가 되었지만요
무튼 원래 하고 싶은 말이 뭐였냐면!
저는 씻을 때 노래를 틀어두어야만 하는 성격인데 선배가 문틈 사이로 새어나간 노랫소리를 들으신 건지 요즘 제 플레이 리스트에 있는 노래 몇 곡의 멜로디를 흥얼거리셔서... 네
그게 귀여워서 고민입니다
(어째서 결론이 이렇게 나는 걸까…)

그냥 방금 문득 제 특징 중 가장 강조되는 부분은 역시 평범함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평범함을 제외하고 하나 더 꼽자면……
철없음 정도?(...)
선배 옆에서 특별해지는 저의 평범함에 대해선 이미 여러 번 얘기를 했었죠
애매하게 밝은 갈색도 검은색도 아닌 머리카락, 그렇게 작지도 크지도 않은 키, '적당한' 체격... 어디서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외모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도덕성을 겸비했으나 언제든 필요에 의해 저버릴 수 있는 선한 마음
뭔가 눈에 띈다고 말할 수 있을 법한 특징이 없어요
때문에 각자의 개성을 지니고 있는 고전 사람들에게 묻히기 쉽고요
하지만 그런 평범함을 지녔기에 오히려 선배에겐 특별했을 거란 점 그게 좋은 것 같아요
좋아하고 사랑하게 될만한 부분이 없는데도 사랑하게 됐다는 게, 이 모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