動かすの

@ 탐드들아
드림주는 세상이야 자신이야 아님 드림캐야?

이누마키 선배예요
저는 마냥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순 없는 타입의 인간이니까요
단순히 세상을 버린다고 해서 그렇다는 게 아니에요 스스로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남겨질 선배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아요
어떤 형태로든 나의 존재는 남을 테니까
선배의 안에서 영영 살아갈 테니까
살아줘서 나의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를 이어가줬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이 이기적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꺾을 수 없는… 신념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냉정하게 감정적인 요소를 제외하고 보면 선배에게 저는 있어도 없어도 별 상관 없는 존재의 사람이에요 굴러들어 온 돌 그 자체(...)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는 상태인 일반인에게 주술사로서 필요한 최소한의 신체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버거운데 서로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고 선배 같은 경우엔 평범한 대화를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니까... 당시 1학년이었던 선배가 직속후배로 관리하기에 저는 제법 큰 짐이었을 거예요
어떻게 보면... 없으면 편한 존재라고도 할 수 있죠
제가 정식 입학만 하면 쉽게 멀어질 수 있는 관계지만 아직까지도 이렇게나 깊고 끈끈하게 연결된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이유는 분명 그리 거창하고 의미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강한 힘으로 끌리고 있기 때문일 뿐이라는 이 간단하고도 단순한 사실이 저를 기쁘게 해요

선배랑 저는 같은 방을 쓰고 있어요
학년도 성별도 다르지만 특별히 같은 방으로 배정을 해줬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각자의 방이 있는데도 종종 서로의 방에서 생활하거나 잠을 자곤 해요
어떻게 고등학생 남녀 둘이서 동침을...! 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지만이건 제 트라우마 때문에 선배를 비롯한 고전의 모두가 편의를 봐주는 부분이에요
중학생 시절 처음 주령을 봤을 때가 학교에서 까무룩 선잠에 들고 깨어난 직후인지라 그 이후로부턴 한동안 혼자 잠에 드는 게 거의 불가능할 정도였거든요 인형을 옆에 두고 잔다거나 몸을 한껏 웅크리고 잔다거나... 나름대로 타개책을 찾아보았지만 그래도 해결할 수 없는 채로 잠 못 드는 밤을 보내게 되는 게 어느덧 일상이 되어버렸을 때쯤 점점 퀭한 상태가 되어가는 절 한동안 지켜봐왔던 선배가 문제의 근원(...)을 알아채고선
돌아가는 길이 어두워서 무서우니까, 난방 시설이 고장나서... 같은 이유로 제 방을 빌릴 수 있겠냐고 물어봐주신 게 계기가 되었어요 불면증을 해결해주기 위해 이런 제안을 했단 걸 제가 알게 된다면 미안해 할 거란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거절할 수 없는 이유'를 만들어 주려 온갖 변명거리를 쥐어 짜냈단 점에서 상냥한 선배의 맘이 느껴지죠 (ㅎㅎ) 이러다 보니 점차 제 방에서 함께 지내는 날들이 많아졌고 나중엔 제가 먼저 용기를 내어 오늘은 선배의 방에서 자고 싶어요… 라고 부탁하게 되면서 그날을 기점으로 해 지금까지도 필요에 따라 유동적으로 방을 바꿔가며(...) 한 방에서 둘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중입니다 회복력이 빠른 게 제 유일한 장점이니까 트라우마 같은 건 극복한지 오래지만요 ^_^!!


여러분들은 인형 솜 안 뭉치게 세탁하는 법 알고 계시나요? 저는 비교적 최근 선배에게 혼난 뒤부터 알게 됐답니다 ^_ㅜ
선배가 아끼는 강아지 인형을 잘못 세탁해서 여기저기 솜이 뭉치게 되어버렸어요 뭉친 솜을 풀어주려 힘껏 인형을 조물조물해봤지만 이미 소생 불가… 사과의 의미로 새 인형 하나 선물해드리겠다고 했더니 솜이 뭉친 인형을 꼬옥 끌어안은 채로 등을 보이고 앉으시는 거 있죠
절 닮은 인형이라(...) 포기할 수 없다나 봐요
바보 햄스터 선배

선배의 핸드폰엔 서로의 직속선후배였던 당시 함께 수련을 할 때의 순간이 담긴 영상들이 가득해요 당연하게도 대부분 저의 모습이 담겨진 영상들인데요 잘못된 자세를 교정해주기 위해 제 움직임을 영상으로 담아 보여주기 위한 용도로 촬영된 영상들이랍니다 처음엔 엉성하게 움직이는 제 모습을 선배랑 함께 본다는 것도, 나름대로 노력했는데 선배의 눈엔 이렇게 보였을 거란 사실도... 너무너무 창피해서 화면을 제대로 응시하지 못하는 바람에 선배에게 자주 혼났던 것 같은데 나중엔 점점 노력의 성과가 나타나는 게 눈으로 보여서 볼 때마다 뿌듯함을 느꼈었던 기억이 있네요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다름 아니라 최근 선배가 그때의 영상을 보여주시곤 하셔서(...)

+㋅㏱

10~20분 동안 바보 같은 짓만 하는 동영상인데 뭐가 그리도 좋으신 건지... 제가 귀엽다면서(소름...!) 보는 내내 헤실 웃곤 하세요
귀여워서 뭐라고 할 수도 없고…
호시탐탐 영상을 삭제할 기회만 노리고 있는데 제가 선배를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죠 매번 실패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이틀 전에 선배가 보여준 영상을 보고서는 좀 지켜보기 힘들 뿐이지 영상을 삭제하고 싶은 마음까진 들지 않는 것 같다고 느꼈어요
그야... 선배와의 추억 대부분이 담긴 영상들이고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제 성장 기록도 담겨있고 비록 모습은 나오지 않아도 가끔 들리는 선배의 상냥한 목소리가 날짜를 거듭할 수록 묘하게 점점 더 다정해지는 게 느껴져서…

역시 삭제하긴 좀,
아니 많이 아깝죠!

물론 조금 약오르긴 하지만 이제 제겐 영상을 삭제할 마음도 없고 그렇다고 다른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니 앞으론 눈 꾹 감고 영상 속 선배의 목소리에만 집중하는 걸로...